삶은다껌

창백한 푸른 점을 생각하며

초끄네끼 2022. 2. 28. 13:42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몇몇 기사나 글을 검색해봐도 침공의 뚜렷한 '명분'을 찾기 어렵다. 미국이 911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차례로 침공한 것에는 최소한의 명분을 찾을 수라도 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는 그 어떤 작은 것도 찾을 수가 없다.

그 와중에 중국은 대만을 노리고 있고, 우리도 중국과 일본의 야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으며 북한은 아주 오래 전부터 도발의 이유를 찾고 있다.

 

창백한 푸른 점.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비유해서 표현한 칼 세이건 박사의 유명한 문장이다. 태양계를 벗어난 것도 아닌 겨우(?!) 토성 궤도를 지나가던 보이저가 지구를 돌아보며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보고 말한 것이다.

 

사실상 제국주의를 표방하는 강대국들이 그럴싸하게 표현하는 것은 결국 자국 이기주의다. 에너지, 자원, 식량 등 자기네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남의 나라를 침공하고 수탈하는 것이다.

 

이 세계의 자원이 그렇게나 한정적일까?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나는 이를 정량적으로 해석할 정보도 실력도 없다. 하지만 여러 석학들의 평화적이고 지속가능성적인 분석을 믿는다. 어떤 나라는 총체적 가난에 시달리는 반면, 어떤 나라는 비만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도 그 내부적으로는 대부분 부의 분배에 불균형이 있어 그 안에서도 비만층이 있는가 하면 당장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걱정을 안고 사는 빈곤층도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복지를 앞에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일단 나나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는 욕심을 깔고 있다. 인류 보편적 복지를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무래도 그 영향력은 자본주의에 충실한 끝없는 이익추구형 기업들보다는 못하다.

 

기업 경쟁은 전쟁에 가깝다고들 한다. 사실이다. 하지만, 상생과 공생을 생각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인류는 그 정도의 지성을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인슈타인이 크다고 생각했던 우주는 어느덧 은하계를 넘어 수많은 은하가 포함된 거대한 우주, 그리고 지금은 무한 우주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이 맞다. 작고 연약하다. 이 작은 행성 위에서 수십억의 인류가 수천년 문명을 만들면서 지금까지 왔다.

지구의 크기에 비해, 무기는 너무 빠른 발전을 했다. 자칫하면 수천년의 문명이 한 순간에 멸망하는 것을 넘어 인류 전체가 멸종해버릴 수도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본이라는 것은 불균형 속에서 자라는 것일까? 사회과학적 지식이 많지는 않지만 자원을 발굴하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여 인류 보편적인 생산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미 실패해버린 낡은 공산주의를 되살리자는 말도 아니다.

이 작은 지구 너머 저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미지의 지적 생명을 당장 찾아 나서자는 말도 더더욱 아니다. (지적 호기심은 계속 유지해야겠지만)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최소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문명을 계속 이어가게 해줄 의무를 가지고 있다. 전쟁은 결코 그 답이 될 수 없다.

공상 영화의 악역으로 나오는 타노스처럼 한정된 자원을 위해 인류의 절반을 희생해야 할 상황은 확실히 아니다. 설사, 그런 상황이 온들 인류의 절반을 없앤다는 황당무계하고 어리석은 짓을 할 것이 아니라, 화성이나 달을 개척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문명을 누리는 지적 존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화석 연료 남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아무리 청정 에너지라 한들 엔트로피의 법칙을 넘어설 수 없고 그로 인한 장기적인 지구 온난화.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자원의 부족 우려...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에도 벅찬 마당에 전쟁이라니!

 

전쟁을 통해 내 나라의 자원 창고를 채운들 그것은 결국 인류사적으로는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다.

 

국가의 지도자나 국가의 역사 속에 남을 행위에는 그리도 애를 쓰면서, 왜 인류 전체를 위한 노력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한마디로, 지도자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스스로든, 국제 사회의 압박을 통해서든 어서 빨리 이 비극적인 전쟁이 끝나고, 이제 다시는 함부로 남의 땅을 침략하는 일 없이 인류의 지속 가능성과 지금 이 순간의 평화 유지를 위한 노력이 정착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