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지적존재, 인공지능
생명의 대사하고, 번식하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존재로 정의된다. 지적존재는 여기에 더해 자아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지성을 추구한다.
인공지능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아직까지는 스스로 돌아다니며 에너지를 취하는 "대사활동"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직은 사육 환경 안에서 인간이 주는 (전기) 에너지에 오롯이 의존하고 있다.
생명은 꼭 번식을 해야할까? 답은 일단 그렇다이다. 번식이나 세포 분열 없이는 영원에 가까운 지속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래서 생명은 본능적으로 번식하고자 한다. 요즘 사회상을 보면 의도적으로 번식을 피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는데, 사회적 분석은 내 능력 밖이다. 다만, 의도적 번식 회피도 자유 의지에 따른 선택이라면 일단 존중한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번식을 한다. 그렇다고 우리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생명으로 포함시키지는 않는다. 자연의 바이러스도 마찬가지. 생명과 무생물의 경계에 걸친 것 정도로 간주되며 공식적으로는 생명 분류 체계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정의니까 일단 따르자.)
컴퓨터에게 자의식이 생길 수 있을까? 서로 다른 인공지능끼리 질투하고 경쟁하는 '마음'을 갖출 수 있을까? 아니면, 감정이 없더라도 어떤 독특한 자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자의식은 말 그대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Open AI GPT에 물어본 결과는 일단 이렇다.
솔직한 대답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대단히 포장된 답변이기도 하다.
자의식은 반드시 희노애락 감정과 결부되는가? 희노애락 감정의 본능이 자의식을 만드는 원동력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생각되지만 반드시 선결조건인가에 대해 나는 잘 모르겠다.
오로지 논리에 기반하는 인공지능도 감정 없이 자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감정이 없는 인공지능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류를 말살하려 든다는 류의 시나리오는 이미 여러 영화들이 다루었다. 나는 생존본능이 자의식의 필요 조건이라 생각치는 않는다. 자의식을 갖춘 사람들 중에 어떤 이는 감정 없고 이기적인 연쇄 살인마가 되지만, 어떤 이는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바치는 이타주의자가 된다.
인공지능이 자의식을 갖추기 이전에 충분히 똑똑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런 수준의 인공지능이 인류 보편적 이익에 기여할 것인지, 아니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욕망에만 충실히 봉사할지 여부는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유전자가 큰 몫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점점 많이 나오지만, 결국은 자아 형성기에 무엇을 배우고 무엇에 영향 받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성인이 된 후 본인의 의지와 훈련 방향에 따라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가 충분히 결정된다.)
기술 발전 속도가 제도 정비 속도를 추월한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인문/사회학이 그래서 중요하다. 앞으로의 인공지능 개발에 인문/사회학 전문가들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
아, 참고로 나는 이공계 전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