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다껌

갑질

초끄네끼 2022. 1. 7. 17:35

갑질이라는 것은 갑을 관계에서 나오고, 사회적 삶에서 갑을 관계를 피하기는 어렵다. 가끔은 을질도 있다.
을질을 당한 장면. 어느 추운 날, 택시가 잡히지 않아 길에서 덜덜 떠는데 저 앞에 모범택시가 보인다. 요금은 살떨리겠지만 일단 추위로부터는 달아나야 하니 모범택시를 잡았다. 나이가 아주 많아 보이는 기사. 행선지를 말한 내게 돌아온 말.
"젊은 사람이 돈 아까운 줄 모르고 모범 택시를 타고 ..."
너무 황당했다. 내 돈 내고 서비스를 쓰는데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나?
말다툼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음주 검문 경찰관 둘이 나를 구해줬다.

자 이제 갑질 차례. 내가 을로서 뭔가 잘못한 것에 대한 질책은 기꺼이 받아들이겠는데, 갑질하는 이들은 아예 을의 자존심을 일단 뭉개놓고 시작하자는 고약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계약이 아직 되지도 않았으니 정확하게는 내가 을도 아니다. 하지만 계약 후 곧바로 갑이 될 것을 아는 상대는 내가 하는 설명을 아예 들으려 하질 않는다. 내가 발명한 기술도 아니고 이미 세상에 널리 쓰이는 기술을 설명하려 해도 일단 가로 막는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면서. 사람 기분 잡치게 해서 그들이 얻는 것은 뭘까?
본인은 작업 현장에 있고, 거기 같이 못 간 내가 아주 간단한 확인 하나를 부탁한다. 고개 잠시 돌려 숫자 하나만 읽어달라고. 끝까지 안 해준다. 그걸 왜 자기에게 시키냐며 짜증부터 낸다. 나를 그 현장에 부르지 않은 주체가 정작 본인이면서.

아주 황당한 대화 장면.
갑이 내게 묻는다. 상황이 급하면 미국에 바로 연락해도 되냐고. 나는 당연히 그러시라 대답한다. 다만, 나도 일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다만 직접 연락 후에 내게 짧은 메시지만 하나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야 내가 일을 또 이어갈 수 있으니.
지가 먼저 물어 놓고, 그러시라 답변한 내게 따진다.
왜 자기에게 일을 두번 하게 만드냐고!?

초안을 전해주면서 이건 아직 초안이니 언제까지 완성본을 추가로 주겠다고 설명하는데도, 초안의 일부 단어를 가지고 꼬치꼬치 물고 늘어진다.
그건 초안입니다.
그건 모르겠고, 왜 자기를 헷갈리게 하냐고 따진다.
초안이 뭔 뜻인지 모르나?

갑질은 무능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큰 틀을 이해할 자신이 없으니, 큰 틀과는 아무 상관없는 초안이나 참조 자료의 문구를 물고 늘어진다.

시키신 커피 나왔습니다. 하니, 왜 나오셨습니다 라는 존칭을 쓰지 않냐고 행패 부리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 사회에 이런 식의 갑질이 ... 또라이 총량 불변의 법칙처럼 존재한다.
총량 불변이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