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형벌이 아니다 다만 삶의 끝에 있는 또 하나의 문일 뿐이다.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떤 세상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후 체험을 했다는 증언들은 많지만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주관적 또는 문화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다.
죽음은 망각으로 이를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망각은 휴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망각 역시 또 하나의 세상이다.
안타까운 자살 뉴스들이 자꾸 나온다. 삶의 막바지에서 고독사를 맞이한 뉴스들도 나온다. 죽음은 형벌이 아니듯이 삶도 절대로 고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죽음이 어떤 형태로든 의미가 있듯이 삶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를 포기하고, 내 목숨을 포기하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당사자는 커다란 고통이나 나름이 이유가 있겠지만 그들을 그렇게 몰고 가는 사회는 분명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삶은 나들이 같은 것이어야 한다. 나들이가 매 순간 즐거울 수는 없다. 하지만 나들이를 나서기도 전에 스스로 주저 앉아 버리는 것은 너무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본인의 자유 의지라 존중해주기에 앞서 그들을 그렇게 몰아 세운 사회의 문제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나들이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지막이 있을 것이다.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영원히 나들이를 해야 한다면 그 자체가 얼마나 큰 고통일까.
영원할 것 같은 우주도 시간의 끝이 예측되는 마당인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의 하나인 인간이 영원함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다만, 나들이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도록, 그 끝이 무엇인진 몰라도 내 삶의 날을 그래도 하루 하루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조금씩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하는 세상이 곧 지상 천국이다.
그리고 그 지상 천국을 떠나는 때 누구나 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 나는 여기까지군.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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