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다껌 28

일상 속 배려

나도 삶의 어느 길목에서 누군가에게는 진상이었을지 모른다. 항상 조심하려 애쓴다. 인터넷 정보가 많아지면서 일상 속 진상의 모습들도 많이 보인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진상들을 본 적이 있고, 어떤 경우에는 내가 나서서 말리거나 술취한 나의 잔소리로 진상을 제압한 적도 있다. 진상짓을 하는 인간들의 공통점은 정작 자신은 그걸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만큼 꼴불견이고 못났다. 우리는 흔히 진상이라 하면 갑의 위치에서 을에게 함부로 하는 짓을 떠올린다. 식당, 가게 등 서비스업종에서 내가 돈을 내는 손님이랍시고 종업원이나 가게 주인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대표적인 진상짓이다. 가끔은 약간 다른 방향에서의 진상짓도 있다. 김연아씨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금메달을 딴 직후 절정의 인기에 올랐을 무렵, 진짜..

삶은다껌 2025.04.22

직업의 귀천이 아닌 인성의 귀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모든 합법적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정신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노동 강도의 차이는 서로 조금씩 있을지 몰라도 그 직업 자체에다 귀함과 천함을 매길 수는 없다. 직업에다 귀천을 매기는 사람들의 인성이 천한 것이다. 인성의 귀함과 천함은 자란 환경과 배움에서 나온다. 웬만하면 나이 서른 즈음에는 독립을 하게 마련이니 자라는 환경은 독립과 함께 영향이 줄어든다. 하지만 그 동안 특히 부모가 보여주는 행동이 자식 인성의 귀천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된다. 부모가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이들이라면 그 자식들도 고스란히 그 천함을 배우게 마련이다. 독립하고 난 이후에도 인성의 귀천은 달라질 수 있다. 부모는 비록 천한 이들을 만나, 자랄 때까지는 그 자식의 인성이 천함..

삶은다껌 2025.04.14

스마트폰 중독 사회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갖다 박은 채 주위를 보지 않는다. 마주 오는 사람과 거의 부딪힐뻔한 상황이 되어서야 흠칫 놀라며 길을 비킨다. 느릿느릿, 갈짓자로 걷는다.그나마 책을 본다면 다행이겠지만 대부분은 문자, 동영상, 게임이다. 스마트폰을 한시라도 손에서 떼놓으면 누가 잡아간다는 법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 쓸데없는 거 들여다볼 시간에 좋은 책 한 줄이라도 읽으면 누가 취업금지라도 시킨다고 엄포를 놓았는지 궁금하다. 멍청하면서 음험하며 욕심 가득한 정치인들이 선출되는 세계적 현상에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멍청해지는 시민들이 많아지는 것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삶은다껌 2025.04.07

죽음이란 무엇인가?

지구 위의 생명은 별의 죽음으로부터 나왔다. 별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았다면 별이 살면서 만들어낸 무거운 원소들은 별 밖으로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고 지구나 그 위의 생명 탄생은 불가능했다.그런데 생명체가 아닌 별에게 죽음이라는 단어가 과연 어울리는 것일까? 바퀴벌레나 모기에게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맞겠으나 거대한 별의 최후에 걸맞는 적절한 표현은 없을까? 역사적으로 불멸이나 불사를 꿈 꾼 사람들이 많았고 지금도 이 허망한 꿈을 좇는 욕심 가득한 사람들이 있다. 물론 허망한 꿈에 걸맞게 그 동인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불사의 혜택(?)을 다른 이들에게는 절대로 나눠주지 않고 심지어 그 비밀을 내부적으로만 간직할 사람들이지만, 불사가 가져다 줄 허무 또는 더 심한 공포를 전혀 생각지 않는 무모함을 꼭 지적하고 싶..

삶은다껌 2025.03.21

우주, 인류, 지성, 그리고 지속가능성

태초에 우주가 태어났다. 지금의 우리 우주가 여러번 반복되었는지, 또는 이것과 똑같은 다른 우주가 어딘가 또 존재하는지 우리는 아직 모른다. 다만 우주가 영원한 과거로부터 계속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무한한지 아니면 유한한지 여부도 아직은 불확실한 우주지만 그 탄생 이후 우주는 계속 변화를 겪고 있다. 수소와 헬륨이라는 두 단순한 원소들 밖에 없었던 초기 우주에서 별이 태어났고, 별들은 태어남과 죽음을 거듭하며 더 무거운 원소들을 우주 공간으로 내뿜었다. 별의 삶을 통해 나타난 더 무거운 원소들이 뭉쳐 행성을 이루고 그 수많은 행성 중 하나에서 생명이 나타났다. 생명은 그로부터 진화를 거듭하여 인류를 탄생시켰다.원시 인류와 현..

삶은다껌 2024.07.24

배움과 못배움의 차이

흔히들, 학벌이 좋고 돈이 많은 사람을 배운 사람이라고 한다. 완전히 틀린 정의다. 배움과 못배움의 차이는 학벌에도 부의 유무에도 있지 않다. 배움과 못배움은 한 사람의 인격과 행동에서 드러난다. 성악설과 성선설은 지금도 논쟁 중이다. 나는 이게 쓸모없는 말장난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동물의 한 종류다. 아기는 무척 귀엽다. 하지만 강아지도 병아리도 다 귀엽다. 동물의 어린 새끼가 귀여움은 어미의 관심을 끌기 위한 진화의 결과라는 주장도 있다. 꽃이 화려하고 이쁨은 곤충이나 동물의 관심을 끌어서 더 많은 씨앗을 퍼뜨리기 위한 진화의 결과라는 주장과 비슷하다. 사람은 일단 태어날 뿐이다. 여리고 귀여운 아기의 내면에는 선과 악 자체가 없다. 자라면서 어떤 배움을 얻느냐의 차이에 따라 선과 악의 비율이 달라진..

삶은다껌 2023.06.01

소설 - 수확자

저자 = 닐 셔스터먼 Neal Shusterman 주의. 수학자(mathematician)가 아니라 수확자(scythe)를 뜻한다. 인공지능(극중 이름은 썬더헤드)이 극도로 발달하여 인간의 행정부를 대신하여 전세계를 관리하는 시대가 배경이다. 썬더헤드는 지배가 아니라 조용히 봉사하는 관리를 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인간의 죽음이 사라지고, 원하는 모든 이들은 사고든 자살이든 육체만 보존되는 상태라면 다시 재생될 수 있다. 원하는 경우, 재생 과정을 통해 영원한 젊음을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생이 가지고 오는 부작용 중 하나인 인구 증가는 인공지능도 어쩔 수가 없다. 지구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 그래서 썬더헤드의 반대편에는 수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집단, 수확령이 있다. 수확령에는 십계명 정도에 해..

삶은다껌 2023.04.18

인종차별, 언어차별, 역차별

인종차별은 피부색이나 민족의 다름을 가지고 한 쪽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행위다. 이게 지금에 와서는 언어차별적 모습도 띄기 시작했다. 소위 영어 본토발음을 하면 뭔가 대접을 해주고 그게 아니면 약간 무식한(?)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이다. 언어차별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우리끼리도 은연 중에 행하고 있다. 방송이 이를 부추긴다. 영어를 좀 잘 하면 우와~ 받들고 영어를 못하면 내가 미안해야 하고, 뭔가 뒤처지고 이런 인상을 자꾸 심어준다. 심각하다. 어서 빨리 이 언어차별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도 가끔 이런 차별을 받는다. 유럽 동료들을 데리고 고깃집에 간다. 원래 손님이 직접 구워먹는 집이다. 그런데 유럽 동료들이 앉은 자리에서만 종업원이 고기를 구워준다. 내가 앉은 자리에도 나 말고는 다 유럽 사..

삶은다껌 2023.02.06

부처의 조언이라 전해지는 말들에 대한 해석

다른 이가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는 없다. 다른 이의 느낌을 바꾸려기 보다 나의 삶을 즐기고 행복하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이 진정한 나이며 모든 것이다. 나 자신에게 용기와 영감과 감동을 주면서 살아라. 삶은 쉽지 않은 문제다. 많은 이들이 다른 이의 문제를 풀려다 고통을 겪는다. 나는 내 문제를 풀면 된다.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면 계획만을 떠들 것이 아니라 진행과 결과를 보여주어라. 지나간 시간은 돌릴 수 없다. 과거가 아무리 힘들었다 해도 지금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때다. 과거의 후회가 나를 붙잡는 것이 아니다. 내가 후회를 붙잡고 있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으므로 후회를 붙잡을 이유도 없다. 고통은 후회에서 나온다. 과거의 잘못은 교훈일 뿐이다. 과거의 잘못은..

삶은다껌 2023.01.24

삶은 다 껌? 삶은 달걀?

삶은 무엇일까? 살아보면 안다는 나이 많은 경험자들 말도 있고,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대다수의 말도 있고, 바빠 죽겠는데 그런 얘기 왜 하냐는 나름 말도 되는 툴툴거림도 있다. 사람과 삶. 이건 뭔가 연관되는 단어다. 우리말이 가진 맛이기도 하다. 삶이 행복할 때는 내가 뭔가를 누리는 기분이 든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거 뭐 별 거 아니던데라는 생각도 든다. 삶은 다 껌처럼 쉽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삶이 힘들 때는 내가 삶 때문에 삶아지는 듯한 생각도 든다. 나를 둘러싼 알을 깨고 뭔가 더 나은 삶을 향하고 싶은데, 이렇게 삶기다가 결국 삶은 달걀처럼 내 삶에 내가 먹혀버리지 않을까 처지는 기분도 든다. 세균도, 파리도, 개나 소도, 그리고 사람도 생명을 가지고 있다. 세균도 살아 있고, 호랑이..

삶은다껌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