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2

단편 - 영혼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지? 잠깐. 조금 전에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더라? 맞다! 사슴을 쫓아 뛰고 있었는데 …맞아! 사자가 갑자기 나를 덮쳤지.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사자에게 목덜미를 물린 기억이 있는데. 그런데 목덜미에 아무런 아픔도 상처도 없다.  지금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밝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걸 어둠이라고 해야 하나? 발을 디디는 느낌은 나는데 내 발이 보이지 않는다. 어? 손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저 멀리서 배경보다는 좀 더 밝은 존재가 보인다. 내 발도 손도 보이지 않지만 나는 그 존재에게 다가갈 수 있다. 정확한 형체가 보이지는 않고 그저 존재로 느껴지지만 상대가 나와 비슷한 종류인 것은 알 수 있다.“왜 여기 왔지?” “나도 몰라. 너는 왜 여..

글로본꿈 2024.08.20

단편 - 아슬아슬한 우주 평화

우리는 시간의 종말이 어떻게 올 것이지를 안다. 우주는 영원하지 않다. 우주가 죽을 때 우리도 죽을 것이다. 우리는 별의 에너지를 남김 없이 쓸 줄 알고 항성간 비행도 할 줄 안다. 이미 찾아낸 외계 생명만도 부지기수다. 그 중에는 지적 문명의 초기 단계에 들어선 곳도 있고, 성간 비행을 꿈꿀 정도로 우주 항해술을 쌓아 올리는 곳도 있다. 어떤 문명은 스스로 자멸했다는 기록도 여러 곳에서 찾았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만히 지켜볼 뿐이다. 우리는 인구를 끝없이 증가시키려 하지 않는다. 진화와 발전의 한 지점에서 우리는 깨달았다. 우주는 균형을 필요로 한다. 우주 자체는 영원불멸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주는 균형이라는 토대를 통해서 살아왔음을 우리 모두가 깨..

글로본꿈 202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