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4

단편 - 영혼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지? 잠깐. 조금 전에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더라? 맞다! 사슴을 쫓아 뛰고 있었는데 …맞아! 사자가 갑자기 나를 덮쳤지.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사자에게 목덜미를 물린 기억이 있는데. 그런데 목덜미에 아무런 아픔도 상처도 없다.  지금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밝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걸 어둠이라고 해야 하나? 발을 디디는 느낌은 나는데 내 발이 보이지 않는다. 어? 손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저 멀리서 배경보다는 좀 더 밝은 존재가 보인다. 내 발도 손도 보이지 않지만 나는 그 존재에게 다가갈 수 있다. 정확한 형체가 보이지는 않고 그저 존재로 느껴지지만 상대가 나와 비슷한 종류인 것은 알 수 있다.“왜 여기 왔지?” “나도 몰라. 너는 왜 여..

글로본꿈 2024.08.20

우주, 인류, 지성, 그리고 지속가능성

태초에 우주가 태어났다. 지금의 우리 우주가 여러번 반복되었는지, 또는 이것과 똑같은 다른 우주가 어딘가 또 존재하는지 우리는 아직 모른다. 다만 우주가 영원한 과거로부터 계속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무한한지 아니면 유한한지 여부도 아직은 불확실한 우주지만 그 탄생 이후 우주는 계속 변화를 겪고 있다. 수소와 헬륨이라는 두 단순한 원소들 밖에 없었던 초기 우주에서 별이 태어났고, 별들은 태어남과 죽음을 거듭하며 더 무거운 원소들을 우주 공간으로 내뿜었다. 별의 삶을 통해 나타난 더 무거운 원소들이 뭉쳐 행성을 이루고 그 수많은 행성 중 하나에서 생명이 나타났다. 생명은 그로부터 진화를 거듭하여 인류를 탄생시켰다.원시 인류와 현..

삶은다껌 2024.07.24

우리 은하의 모습 추정(Spitzer 망원경)

스피처(Spitzer) 우주 망원경의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은하의 모습을 추정한 모습이다. 천문학계는 우리 은하가 흔히 보이는 외부 은하들 비슷하게 나선 모양일 것이라 추정했었는데, 관측이 점점 정밀해지면서 막대 은하일 것이라는 추정이 강해졌고, 스피처 우주 망원경으로 3천만개 이상의 별 위치를 측정해본 결과 위 그림과 같은 모습으로 보일 것임이 거의 확실해졌다. 이 프로젝트 이름은 약자로 GLIMPSE, 풀어 쓰면 Galactic Legacy Infrared Mid-Plane Survey Extraordinaire다. 약자는 뜻이 와 닿는데 원 뜻은 번역이 어렵다.

과학철학 2022.08.18

에너지의 근원, 그리고 중력

아인슈타인은 정말 천재다. 빛의 속력은 어떤 조건에서도 일정할 것이라는 단순한(?!) 가정에서 출발하여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한 상대성 원리를 만든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천재도 시대적 제약 즉, 관측 기술이 아직 덜 발달하고 등등의 한계로 인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만들어낸 (또는 발견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상대성 원리는 우리 일상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대표 작품이 GPS다. 물론, 그가 GPS까지 고안한 것은 아니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가 GPS를 만드는 핵심 이론 배경이 되었다. 아인슈타인도 미처 몰랐던 우주 팽창은 시간의 방향만 거꾸로 해서 상상하면 언젠가 이 광대한 우주는 아주 작은 영역에서 출발했다는 자연스런 추론으로 ..

과학철학 2021.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