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에 봄날 병아리처럼 꾸벅꾸벅 졸면서 티비를 보다가 귀에 확 들어오는 (하지만 기분 잡치게 만드는) 표현이 있었다. "앤티크한 모던함을 자랑하는 ..." 이 무슨 해괴한 표현인가? 나는 디자인과는 완전 동떨어진 사람이라 예스러운 현대적임이 과연 있는 표현인지 또는 말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해괴하다 함은 이거 굳이 저렇게 영어로 말해야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나도 방금 몇 문장에서 영어 단어를 썼다. 티비, 디자인. 하지만 이건 외래어로 굳어진 단어들이다. 예스러운 현대성은 너무 어려운 말인가? 그러면 앤티크한 모던함은 이해가 되고? 나는 사실 이런 쓸데없는 영어 표현 남발이 은근히 우리 것은 덜 멋있고, 영어는 있어 보인다는 사대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