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약속 장소로 향하는 지하철 안. 마침 자리가 나서 앉은 김에 읽던 전자책을 꺼내 보고 있다. 몇 정거장 지나지 않아 지하철 행상이 한 명 등장한다. 60대 전후로 보이는 아저씨. 미국 대기업 이어폰과 똑같이 생긴 것을 단 돈 만원에 판다. (5천원이었던가? 내 관심이 전혀 가지 않는 물건이라 가격 기억에 대한 오차가 크다.) 처음 보는 아저씨지만 지하철에서 이렇게 팔리는 똑같은 제품은 이미 여러번 봤다. 주로 40대 이상 연령층이 이 물건에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 유명 제품과 똑같이 생겼는데 이렇게 헐값이라니. 여기저기서 지갑을 여는 모습이 책을 읽는 내 시야의 언저리에서 자주 보인다. 내 관심을 한 순간에 채가는 아저씨 또래 아줌마의 말이 들린다. - 아저씨, 저는 물건은 필요 없고요. 이걸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