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기술

드론 잡는 법

초끄네끼 2023. 1. 5. 16:09

북한에서 만든 드론이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닌 것이 큰 뉴스가 되었다. 안보 관점에서 정말 중요한 뉴스다. 입만 대기 좋아하는 이들은 또 그렇게 말한다. 국방비 실컷 쓰면서 그거 하나 못 잡고 뭐 하냐고.

내 세금의 일부가 국방비로 쓰이니 그런 말을 하는 불만에 이해는 가지만 대놓고 욕만 하는 것은 좀 그렇다.

 

드론은 21세기를 맞아 새롭게 등장한 전형적인 비대칭 무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일단 만들기 쉽다. 그리고 싸다. 작으니까 탐지도 어렵고 탐지를 한들 이미 도심 상공에 들어온 녀석을 재래식 무기로 때려 잡기도 곤란하다.

작으니까 맞추기 어렵고, 빗나간 탄이 민간 지역에 떨어진다고 생각해보라. 더 큰 비난에 당연히 맞닥뜨린다.

 

도심 상공이나 인구 밀집 지역에 들어오기 전에 잡을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은데 그러려면 일단 탐지 수단이 빽빽하게 깔려야 하고 다음으로 효과적이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타격 수단도 많아야 한다.

https://travelview.co.kr/%EA%B5%AD%EB%82%B4/41282/

방법이 무엇이든 일단 드론을 탐지했다고 치자. 그 다음은? 잡아야 한다. 내 안보와 안전이 걸린 문제인데 신사적으로, "조작 실수일 수도 있으니 일단 연착륙으로 유도.." 이건 배부른 소리다. 당장 잡아야 한다. 부수든, 태우든.

 

매나 독수리를 길들여서 드론을 잡겠다는 기술도 있다. 새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이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잘 모르겠다.

 

기존의 소총으로 쏴서 격추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중에 일반 소총의 사격 정밀도를 높이는 디지털 조준경 기술로 드론 격추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드론이 인구 밀집 지역으로 일단 진입한 이후라면 유탄으로 인한 피해는 좀 더 고려해야겠다.

 

고출력 레이저로 지지는 기술도 있다. 문제는 고출력 레이저를 얼마나 많이 배치할 수 있냐는 것과 이걸 얼마나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냐는 것에 있다. 레이저는 직진성이 있으니 하늘에다 쏘면 빗나가도 큰 문제 없겠지만, 만일 레이저 위치보다 드론이 낮을 경우 이거 빗맞으면 역시나 총알 유탄 문제 비슷한 골치가 생긴다. 총알 유탄은 멀리 날아가면 힘이라도 빠지지, 레이저는 한동안 그 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좀 더 크다.

디펜스 타워? 타워 디펜스? 이런 비슷한 이름의 핸드폰 게임에서 힌트를 받은 건데, 레이저 하나의 출력을 세게 할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있는 레이저가 드론 타격 때는 한 지점으로 레이저를 같이 쏘면 어떨까?

 

우리 쪽으로 침투해오는 공격 드론을 방어 드론으로 박아버릴 수 있다. 또는 방어 드론에서 아주 값싼 대응책, 예를 들어 질긴 고무줄 등을 공격 드론 근처에 뿌려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대응하려면 드론을 아주 많이 만들어야 할텐데 드론 생산 단가는 고출력 레이저보다야 많이 싸지 않을까?

 

지향성 방해전파가 가능할까? (전자기 기술 문외한이라 드론 잡는 독수리 수준으로 잘 모르겠다.) 드론 조종 신호를 어떻게든 망가뜨려서 그냥 추락시키는 방법. 여러 연구가 실용 단계에 이르렀다는 정도까지는 들어봤다.

 

돌고 돌아.

 

초소형 초저고도 드론 탐지 기술이 우선 중요하다. 레이더로 가능할까? (내게는 역시나 지식/경험 밖이라 그냥 물음표만 띄운다. 답이 '가능하다'이기를 바라면서.)

전파 수준의 레이더 말고, 가시광 근처의 주파수 대역에서 광학적 탐지 방법도 고려 가능하다. 단가와 수량이 문제지만.

 

피아식별장치는 필수로 요구해야 할 것이다. 공항, 발전소, 안보 관련 시설 인근에는 반드시 비행 금지 구역을 선포하고, 여기에는 오로지 허가받은 비행체만 돌아다닐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법도 필요하다. 안보 시설 근처에 들어온 정체불명 비행체에 피아식별 신호를 주고 여기에 응답이 없으면 그냥 (방법은 위에 말한 여러가지가 있다.) 격추시킨다. 울타리를 넘어오기 전에 미리 파괴하는 것이다.

 

내 사유재산 왜 건드리냐, 실수였다고 거품 무는 조종자가 나타난다면 설득이나 배상에 벌벌 떨 것이 아니라 큰 금액의 벌금도 때려야 한다. 그러게 누가 국가 안보 시설 근처에서 드론 날리랬냐?

 

개발 시험은 어떻게?

 

정말 원초적으로 개발의 장을 열면 좋겠다. 반드시 뚫을 수 있다는 드론 기술을 내세우는 사람들과 반드시 잡을 수 있다는 방어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 놓고 열린 공간에서 한 판 붙을 수 있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