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산소와 만나서 타는 과정에서 열이 나고 그 부산물로 물이 나온다.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아마 늦어도 중등 과정에서 배우는 현상이다.
화학적 에너지라고 이해되는 것의 본질은 질량 차이가 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이다. 수소 두 개와 산소 한 개를 각각 더한 무게보다 물 분자 하나의 무게가 약간 작다. 그리고 이 질량 차이가 에너지의 형태로 방출된다.
엄청난 양으로 내리쬐는 태양 에너지가 광합성을 통해 식물의 양분이 된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불타는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태양 에너지는 질량의 형태로 변해서 지구에 쌓인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영원에 가까운 세월 동안 쌓인 질량 형태의 태양 에너지는 오늘날 석유라는 이름으로 발굴되어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그 과정에서 질량의 모습으로 쌓여 있던 열이 해방(?)되어 지구 곳곳에서 방출된다. 문제는 쌓여온 기간에 비해 풀리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 즉, 지구 차원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빠르게 에너지가 풀려 나왔다는 것이다. 석유 활용의 부산물로 온실 가스가 배출되어 안 그래도 열평형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불타는 상황에다 기름까지 끼어얹는 모양이 되었다.
원자력도 마찬가지다. 지구 생태계의 광합성보다 더 큰 우주적 규모의 사건에서 우라늄같은 무거운 원자가 탄생했고 이 극적인 사건(주로 초신성 폭발 등)의 에너지는 질량의 형태로 원자 내부에 담겼다. 그런데 이를 채굴해서 원자력 발전을 하면서 질량에 갇혀 있던 에너지가 쏟아져 나온다.
태양열 또는 (요즘 청정 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 역시 지구 온난화에 일조한다. 애초 우주로 반사되어 나갔어야 할 태양 에너지를 지구에다 차곡차곡 쌓는다.
풍력은 이와는 무관할 듯하지만 이게 인프라 규모로 커지면 역시나 잠재적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지구적 규모의 흐름을 방해할 수준으로 풍력 발전 단지가 많아지면 이게 또 어떤 형태로 생태계에 영향을 줄지는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조심해야 한다. 마구 개발하다 보면 부작용은 반드시 따라오게 마련.
따지고 보면 지구적 규모로 순환되는 바람도 적도에서 태양에 의해 가열되어 떠오른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극지로 이동하고 극지에서 냉각된 공기 덩어리가 다시 적도로 되돌아오는 과정이니 그 에너지의 원천은 태양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 나의 지구 과학 지식이 약해서 ...)
간단한(?) 해결책은 지구에 쌓이는 폐열을 우주로 되쏘는 것이다. 말은 쉬운데 실행은 쉽지 않다. 지구적 규모로 문명 활동을 했으니 우주로 되쏠 때도 지구적 규모의 시설이 분명히 필요할 것인데, 그 시설이 도대체 내 사업에 무슨 도움이 되나요?라고 반문하면 빨리 해줄 말이 없다. 하지만 지구는 이제 이러한 상대적으로 간단한 (쉽지 않다. 사실 ㅎㅎ) 기술을 빨리 고안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수준 높은 폐열 해결책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에너지를 질량 형태로 변환해서 장기 보관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태양 에너지를 투입하여 인공 석유를 만드는 기술은 이미 어느 수준에 올라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만든 석유를 바로 써버리면 지구는 여전히 열 축적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산수로 간단하다.
합성 연료 제작에는 태양 에너지가 필요하다. 태양광 발전 문제에서 지적한 문제가 그대로 반복된다. 원래 우주로 반사되었어야 할 태양 에너지를 합성 연료에 투입한 것이고 이걸 바로 해제 즉, 사용해버리면 지구 에너지 장부는 계속 증가하는 쪽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아까 말했듯이 '장기' 보관이 해결책이다. 인간의 욕심이 이런 장기 보관을 그냥 두고 볼까 의심은 들지만.
열은 그냥 두면 반드시 한 방향으로 흐른다.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 쪽으로. 이걸 역행하는 대표적인 발명품이 에어콘이다. 대신 에어콘은 냉각한 온도 이상으로 폐열을 내뿜는다. 에너지 순환 관점에서는 분명 밑지는 장사다.
물을 분해해서 수소와 산소를 만들어 장기 보관하는 것도 비슷한 문제를 가진다. 만들어진 수소와 산소가 내줄 에너지보다 거기에 투입된 태양 에너지가 더 많다. (합성 연료 문제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낮은 온도의 폐열을 단계적으로 쌓아 올려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있다. 대표적으로 Organic Rankin Cycle을 이용한 것이 있는데, 이름의 어려움과 더불어 내 지식의 한계는 여기까지다. 더 이상은 내가 이해를 잘 못한다 -_-;
하지만 분명 의미가 큰 기술이다.
이걸 잘 활용하면 폐열을 끌어 모아 주위를 냉각시키고 이 과정에서 올라간 온도는 우주 쪽으로 쏘면 된다. (일단 말은 쉽다. 누군가 좋은 발명을 해주길 바란다. 내 능력은 아직 모자라니까.)
우주 방향으로 쏘아진 (아마도 초단파 형태의) 에너지는 태양광을 받지 못하는 지구 밤쪽의 우주 비행체들이 활용해도 된다. 아니면 그냥 우주로 내다 버리는 것도 지구 온난화 완화 내지 해결에 크게 도움될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ORC 공부 좀 해볼까? (초임계 이산화탄소도 이런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언뜻 본 것 같은데, 역시나 내 지식의 한계다. 이것도 공부 좀 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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