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기술

스페이스X의 스타쉽, 공중 폭발. 실패인가, 성공인가

초끄네끼 2023. 5. 3. 12:27

2023년 4월20일. 스페이스X의 야심작 스타쉽은 발사 후 목표 궤도에 이르지 못하고 폭발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안전을 위해 공중에서 폭파시켰다. 결론적으로는? 발사 실패다. 목표 궤도에 못 갔으니까.

https://edition.cnn.com/2023/04/21/world/spacex-starship-explosion-success-failure-scn/index.html

올해 초에, 버진오빗의 공중 발사 로켓은 6회차 발사에 실패하면서 회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운영 자금이 없어서.

 

스페이스X는 실패했음에도 절반의 성공 또는 성공으로 가는 실패라는 찬사를 받고, 버진오빗은 6회 발사 중 첫번째와 여섯번째에 실패함으로써 역사의 뒤안길로 가게 생겼다.

 

자본 시장의 냉정함이랄까.

 

와중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전략도 언뜻 보인다. (순전히 내 추측이긴 하다.) 될 놈 밀어주고, 안 될 놈 미리 떨어트리는 것. 그리고 자국 이기주의 냄새도 좀 난다. (미국 입장에서는 잘 하는 것이긴 하지. 미국사람 아닌 내 눈에는 좀 아니꼬와 보이고.)

 

버진오빗 설립자인 리차드 브랜슨은 영국 사람이다. 회사는 미국에 있다.

스페이스X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는 남아공 태생 미국 사람이다. 그래서 회사가 미국에 있다.

 

영국인이 소유한 미국 회사 대 미국인이 소유한 미국 회사. 발사체 덩치는 다르지만 위성 발사 시장에서 경쟁 지점이 분명히 있다. 버진오빗은 파산 절차에 들어갔고, 스페이스X는 공중에서 펑 터졌음에도 박수를 받는다. 투자도 잘 유치하고 있다. 뭔가 슬슬 보이지 않는가?

 

미국 돈을 가진 이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것을 내가 나무랄 권한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은근슬쩍 스페이스X는 위대한 길을 가고 있고 버진오빗은 거 봐라, 실패했지? 이런 분위기가 나는 싫다. 화물 150톤을 우주에 실어나르는 능력을 개발 중인 스페이스X의 기술도 대단하고, 대형 여객기에 미사일처럼 발사체를 달고 가서 하늘에서 쏘는 버진오빗의 기술도 대단하다. 다만, 버진오빗은 안타깝게도 돈이 모자라서 이쯤에서 접을 뿐이다. 투자 유치 능력에는 국적도 중요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다고 모든 이들이 미국 국적을 가지는 것도 당연히 불공평하다. 결국 미국이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될테니까.

 

부강한 미국의 좋은 면만 보지 말고, 자국 이기주의를 냉정히 봐야 한다. 미국은 전쟁의 참화에서 우리를 구해준 매우 고마운 나라지만, 다른 면에서는 기술과 무역 경쟁국이기도 하다. 모든 걸 고운 시선으로만 봐줄 필요가 전혀 없다. 부강한 나라가 추진하는 좋은 기술은 부럽지만, 우리는 우리 형편에 맞는 기술을 밀고 나가면 된다.

 

스페이스X와 버진오빗의 결정적 차이는 자금 동원력이다. 올 해, 둘 다 발사에 실패했다. 그렇다 실패다.

버진오빗이라는 경주차는 달리다가 기름이 떨어졌을 뿐이다. 스타쉽이 발사에 성공할 즈음에 누군가에 의해 인수된 과거의 버진오빗도 발사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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